나는 유쾌하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항상 유쾌하다고 알려져있다. (전교회장 당선도 내 매력적인 웃음과 유쾌함이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마침 아빠가 국내선교 개회예배에서 ‘목적의 비장함과 과정의 유쾌함’이 이번 선교의 주제라고 말씀하셔서, 아빠가 날 생각하며 말씀하신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도배팀에 배정되었다. 내가 맡은 일은 도배풀을 만드는 일이었다. 처음에 나는 큰 도움이 되겠다는 비장한 목표를 가지고 즐겁고 유쾌하게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고 1시간 후 , 30초마다 한숨을 쉬며 일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유쾌함이 사그라들고 있었다.
도배풀을 다 만든 후, 조금 쉬다가 다시 현장으로 들어가 보니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유재연집사님께서 아이들과 밖에서 놀아달라고 부탁하셨다. 단기선교에서 들은 말 중, ‘최고’였던 것 같다. 아이들과 숙소 마당에 가서 놀았는데, 아이들이 날 너무 좋아해주어서 기뻤다. 기분 좋게 아이들과 놀아주고 나니, 금새 저녁시간이 되어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나에게 와서 놀아달라고 말했다. “아! 오빠(형) 조금만 쉴래!” 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더 격하게 놀자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끌려 나왔지만 아이들이 좋아해주는 것에 힘을 받아 재밌게 놀아줄 수 있었다.
그 때 깨달았다. 웃음으로 힘을 얻는다는 것을. 나에게 웃음을 지어주는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그러다 문득 내 주위 사람들이 나에게 웃음을 지어주지 않는다면 난 어떤 모습일지 무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항상 유쾌했던 나도 잠시 나름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 고민의 결론은 내가 다른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놀아주니 더 잘 웃어주는 것 같았고 내 기분도 더 좋았다.
다음 날 폐회예베 때, 감사했던 일과 고마운 분들에 대해 말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감사한 분은 어떤 분이 계셨는지, 또 과정의 유쾌함과 목적의 비장함으로 봉사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처음에는 감사한 분들이 잘 생각나지 않아서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얘기하였는데, 얘기하다보니 감사한 분들이 엄청 많아졌다. 나는 내가 일을 할 때 너무 생각없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 일들을 조금만 생각해봐도 내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엄청 많은데 말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할 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선교는 나에게 많은걸 알려주었던 선교였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조금 깨달았고, 앞으로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 고민해 본 시간이었다. 또한 나는 어떤 점이 부족한지 깨달아 앞으로 내 자신을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1박 2일은 마치 12시간 같이 지나갔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무조건 참여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번 단기선교를 문제없이 잘 마칠 수 있게 도와주시고 소중한 경험하게 해주신 하나님과 배화교회 성도님들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