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을 보내며 저는 공연 시작 전 조금 일찍 오케스트라 피트에 올라가 배화교회 사순절기도카드와 함께 개인적으로 일터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에 대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하는 직업. 연주자나 예술가의 길을 걷는 이들을 생각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예술가스러운 이미지가 있겠지만, 사실 저희에게는 직업에 더 가까운지라 동료들과의 관계나 대화는 지극히 평범한, 삶 속의 재미와 흥미에 대한 시시콜콜한 대화가 주를 이룹니다.
사순절을 맞아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대화나 관계가 하나님 안에 있기를 기도하고 대기실에 내려오면 신기하게도 그 관계 속에 더 어려운 상황과 마음을 가지게 될 때가 참 많습니다. 일터에서 기도하기 시작하니 그런 순간들이 더 많아지는것 같았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회복은 무너진 인간의 마음과 영역들이 회복되는 것이라 했는데, 기도할수록 무너진 관계가 더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마음이 상해 다른 사람을정죄하는 제 마음을 보며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을수 있는지’ 예수님께 물었던 율법교사와 부자관리의 모습을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살펴보니 그들은 이미 누구보다 율법과 영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를 시험하여 이르되’ ‘그 사람이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예수께 여짜오되’ ‘이것(계명)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
주일학교에서 수없이 들었던 ‘예수님을 믿고 시인하면 아무 조건없이 주시는 구원과 영생’.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던 것.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이웃을 불쌍히 여기고 우리의 소유를 다 팔아 나눠주고,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순서가 바뀌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생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하나님 나라를 구하며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여태껏 저는 예수님을 믿으면 그 이후에 이웃을 사랑하게 되는 줄 알았는데, 예수님은 제게 순서를 바꾸어 먼저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당신의 제자됨을 증명하라고 말씀하시고 계셨습니다.
순서를 바꾸어 먼저 동료들과 이웃들을 사랑하고 섬겨 보기로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제가 이 일을 열심히 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기를 기도하면, 다음은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답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