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평안해 보였다. 마침, 직장도 그만두었기 때문에 일이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났다. 나는 몸과 마음을 즐기는 데에만 집중했다. 그러다 어느 새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때로는 교회 가야할 의미를 찾지 못해 집에서 쉬기도 했다.
문지방 넘나드는 삶을 살지 말라고 했던가… 마음 한 켠에 있던 신앙에 대한 의무감이 세상으로 돌리려는 마음과 부딪혀서 불편했다. 그러던 중 청년의 달이 찾아왔다. 처음엔 청년이 별로 없어서 나라도 나가야겠다는 마음, 플러스 4주의 프로그램, 특집 영상이 재미있어서 참여하기 시작했다.
1주차 심리검사를 통해 내 낮은 자아존중감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하나님처럼 나에게 온전하고 완전한 사랑을 줄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고, 하나님께 내 자신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배우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졌다. 하나님 없이 살 수 있다는 내 생각이 무서워졌다.
2주차에는 신앙의 선배, 조진영 집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신앙 살이에 대한 고정관념,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20대는 많이 부딪혀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이며, 신앙살이를 위한 거름을 주는 때”라는 말씀이 마음에 남았다.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과 많은 사연을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꼭 두 눈을 감고 손을 모아 기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님과 자주 대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요즘 나는 “하나님 저 마음이 좋지 않아요,”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하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와 같이 대화를 시도하며 하나님과 다시 관계를 맺고 친해지는 중이다.
3주차에는 창경궁 온실로 outing을 갔다. 한껏 달아오른 날씨 덕분에 뜨겁게 즐길 수 있었다. 이제는 어색함이나 불편함 없이 즐겁게 웃으며 함께 할 수 있는 신앙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이 내게 큰 의지가 된다.
4주차 독서토론 때는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통해 나와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어떻게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았다. 나는 (특히 세대차이가 나는 경우) 상대방과 생각이 다르면 갈등을 일으키기 싫어서 속으로 불만이 있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고 상대방의 말을 다 수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내가 할 일을 제대로 완수하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앙의 선배이며 또한 인생의 선배인 어른들께 궁금했던 것을 묻고 대화한 후, 나 역시 기성세대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소통’을 위해 노력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나의 사정이나 마음을 기분상하지 않게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법과 원만하게 사회 생활하는 꿀 팁도 얻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청년의 달’ 프로그램에 주체적으로 참여해보니 즐겁고 유익했다. 솔직히, 한 달 만에 내 신앙이 크게 성숙했다거나 큰 변화를 만들어 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경험을 통해 마음 깊은 곳에서 솟는 진짜 평안을 얻었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세상이 아닌 하나님 안에서 묻고 답하며 성장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교회를 통해 소중한 경험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성도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