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 나란 남자!
나는 생긴 것과 다르게 도시문명에 최적화 된 남자다. 그러나 지금은 충남 세종시 전의면 전의산업단지, 문명의 오지(奧地)에서 일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은 건강기능식품을 발주 받아 제품을 생산하여 정해진 출고 일자에 거래처로 무사히(?) 제품을 납품하는 일이다. 원료 입고 지연, 부자재 불량, 생산 스케쥴 변경 등의 변수에도 불구하고 출고 납품일자를 맞추기 위해 전전긍긍 할 때 마다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협력업체 및 유관부서에 도움을 청한다.
간절하면 통한다 했던가! 8년을 일하면서 납기를 못 맞춰 패널티를 받은 적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나는 힘들게 납기를 맞출 때마다 간절한 나의 요청에 도움을 준 손길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나도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은 나를 익숙하게 만들었고, 8년이 지난 지금, 감사함을 잊을 때가 많다. 아니, 때로는 그러한 도움들이 업무를 위해 당연하다고 여기며 돕지 않는 사람들에게 왕창 짜증을 쏟아 붓기도 한다.
은혜를 버리고 욕망으로 채우다
“내가 모세에게 말한대로 너희 발이 닿는 곳마다 그 땅을 다 너희에게 주겠다” (수1:3) 성경 공부가 시작되었다. 이번은 ‘여호수아’다. 하나님이 주신 가나안에 들어가는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 ‘여호수아’! 하지만 이스라엘은 결국 그 땅에서 쫒겨난다. 성경을 공부하며 가장 먼저 생긴 궁금증은 ‘Why?’ 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어찌하여 하나님이 언약으로 주신 가나안에서 쫒겨나게 되었을까? 광야에서의 40년은 잊어버린 것인가? 가나안에 들어갈 때의 간절함은 어디가고 하나님과의 약속마저 잊어버린 것일까? 가나안 정착 후, 이스라엘은 얼마간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잘 지키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이 주신 은혜는 잊혀졌고, 하나님이 주신 승리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성공에 도취되어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는 일에 매몰되었다. 가나안이 주는 안정되고 편안한, 풍요로운 삶이 하나님의 언약을 불편한 제약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아무런 간섭 없이 자유롭게 욕망을 추구하며 살고 싶었을 것이다.
하나님을 떠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들은 그들이 처음 가졌던 ‘간절함’을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지켜나가는 일에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끝내, 간절함이 사라진 자리에 채워진 허망한 욕망이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이 주신 땅, 가나안에서 쫒겨나게 했다.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한 그들의 간절함은 하나님을 도구로 사용하는 원동력에 불과했던 것이다.
다시 붙드는 하나님의 약속
그러고보니 나도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간절함’ 때문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도구로 찾다가, 원하던 것을 얻으면 하나님을 잊을 때가 많았다. “네가 살아 있는 한 아무도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모세와 함께하였던 것처럼 너와도 항상 함께하며 너를 떠나지 않고 너를 버리지 않겠다”(수1:7-8) 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의 언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는다. 다시, 성경 공부를 시작하며 하나님이 주신 언약을 기억한다. ‘하나님께서 모세와 함께하였던 것처럼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시며, 우리를 떠나지 않고 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내게 주신 은혜를 잊지 않고, 날마다, 하루 하루 감사하며 살아가기를 또 한 번 다짐해 본다. “배화교회 성도님들, 우리 잊지 말아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