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배화교회 초창기부터 다녔던, 얼굴 없는 교인이었습니다. 다들 백수산나 ‘간사’로 인식하고 계시지만, 저는 사실, 그냥 얼굴을 보이기 싫어했던, 교회를 형식적으로만 다니고 있던, ‘모태신앙의 종결자’ 였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교회를 다니며, 신앙의 간절함을 잊은지 오래였고, ‘백수산나’ 라는 특이한 이름만이 하나님을 드러낼 수 있는 도구였습니다. 교회가 재미없었습니다. 가야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괜한 죄책감에 주일날 일어서야 했었습니다.
얼굴 없는 교인의 강판
처음에는 친구와 함께 시간대가 맞는 교회를 찾다가 배화교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유학으로 저 혼자 교회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 때 등장한 ‘이아름 감독님!’ 그 특유의 무게감 있는 말투와 눈빛으로 매일 주일 아침마다 저를 저희 집에서 배화교회로 운송(?)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알 수 없는 중압감으로 이든이와 함께 배화교회로 향하였습니다.
배화둥절 유치부 간사
그러던 어느 날, 용기내어 첫 점심식사를 하던 때, 전도사님의 권유로 유치부 간사직을 맡게되었습니다. 우리 송전도사님의 일사천리의 일처리로 저는 하루만에 배화둥절 유치부 간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게 낯설었습니다. 오랜만에 시작하는 사역과 아이들의 낯가림이 저한테는 약간의 부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그 부담은 책임이 되기 시작하였고, 책임은 사명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에덴유치부의 탄생
저는 아이들을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신앙교육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신앙과 예수님의 사랑을 닮은 아이들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예배 때 필요한 노래들을 만들고, 예배의 틀을 잡아갔습니다. 또한 신앙교육을 위한 분반을 구성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교회를 거쳐간 많은 선생님들의 도움, 그리고 목회팀과 성도님들의 응원이 있었습니다. 저는 더 신이 나서 아이들의 예배를 열심히 준비하게 되었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점점 더 행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간사님~’하며 달려와주는 아이들의 미소와 작은 손들이 견딜 수 없이 너무 좋았습니다.
배움이 깃든 교회, 배화교회
이제는 교회가 너무나도 즐거운 곳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주일에 대한 부담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도 많지만 주일 아침, 교회로 발길을 향하는 그 순간부터 저는 행복해집니다. 목사님의 설교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그리고 제가 책임져야 하는 아이들의 신앙 교육도 재미있습니다. 저는 지금의 배화교회가 제 삶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느낍니다. 돌아보니 신앙교육을 받고 있던 것은 아이들이 아닌 ‘제 자신’ 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육’이라는 틀이 아니더라도 만나는 성도님들의 삶을 통한 배움과 대화 중에 얻는 지혜들이 제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리에 온 줄 알았는데 하나님께서는 저를 배움의 자리로 인도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모든 영광과 감사를 하나님께 돌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THX 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