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성도 여러분 행복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매년 보내는 가을이지만 올가을 햇볕이 유난히 따스히 느껴지네요. 최근에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학부모 대상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요, ‘아름다운 방황, 따뜻한 방목’이란 제목의 세계적인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님의 강의였어요. 과학자가 들려준 자신의 이야기에 관객석은 눈물 바다가 되었고 관객 중 한 명이었던 저도 먹먹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답니다. 여러분도 들어 보실래요?~
최재천 교수님은 시와 소설을 좋아하는 문학 청년이셨대요. 그러나 아버지와 선생님의 뜻에 따라 이과를 가 서울대 의예과를 지원하지만 떨어지고 담임 선생님께서 몰래 쓰신 2지망, 서울대 동물학과에 합격. 하지만 원하던 학과가 아니었기에 공부는 뒷전이어서 학점은 당연히 좋지 않았고 꿈을 찾는 ‘방황’의 연속이었다고 해요. 그러던 중, 한국계 미국인 강사의 강의를 듣게 되었고 ‘영어’를 들으려 앞자리에 앉았는데, 그 강사는 앞자리 앉은 최재천 학생을 예쁘게 여겨, 한국에 파견된 미국인 교수님의 미생물 연구에 동행 시킵니다. 최재천 학생은 한국의 많은 개울가를 따라 다니며 노랑머리 미국인 교수님을 뒷바라지하게 됩니다. 한국에 오셔서 일주일 동안 관광 한번 하지 않고 개울가만을 뒤지며 연구에만 몰두하는 미국인 교수님과의 마지막 날 밤, 최재천 학생은 맥주 한잔을 먹고 교수님께 묻습니다. “관광도 안 하시고 여행을 안 좋아하시나봐요. 무슨 재미로 사세요?” “나는 세계 102개 나라를 다녔다네. 물 속 미생물을 찾고 관찰하는 게 나의 최고의 행복이라네” 꿈을 찾던 20대 청년은 교수님 앞에 무릎을 꿇으며 교수님처럼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도와 달라고 했다고 해요. 훗날 이 미국인 교수님의 추천서는 학점이 바닥인 최재천 교수님의 미국 유학을 돕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었다고 해요. 그 미국인 교수님이 몇 해 전 돌아가셨는데 교수님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최재천 교수님은 눈물을 보이셨어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저는 진화론을 연구하는 과학자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요. 저 같이 방황하던 학생이 어떻게 불현듯 생판 알지도 못하는 미국인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분은 딱 일주일 본 저에게 왜 평생 갚지도 못할 사랑과 은혜를 주셨는지, ‘하늘의 뜻’이었다고 밖에는… 이렇게 강의를 하며 오늘도 교수님께 진 빚을 갚습니다.”
강의를 듣던 저는 여전히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더 좋은 무언가를 찾고 있는 아직 ‘방황’ 중인 저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여러 상황 속의 제 마음을 하나씩 들춰보고 지우다 보니 그제야 저를 향한 ‘따뜻한 시선’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재연아, 다른 것들을 다 걷어 내 볼래? 혹시 보이니? 너를 향해 맞닿아 있는 나의 마음의 줄. 너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보고 생각하고 느낄텐데.. 내가 너에게 늘어뜨린 마음의 줄만을 잊지 말아 다오. 언제나 너와 함께란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저는 주님께 말을 걸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 진짜 그래요. 지금도 그렇지만 세상 이곳저곳에 시선을 많이 빼앗깁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풍성함과 부푼 기쁨보다는 갈증과 이유 없는 슬픔만이 남습니다. 주님, 저는 여전히 방황길에 있지만 주님과 이야기하고 싶고 주님 얘기를 듣고 싶어졌어요. 자주 자주 저를 만나 주세요. 주님..’ 실패인가 했던 40일 기도. 하지만 저의 실패 속에서도 주님은 은혜를 주셔서 이제야 진짜 기도를 시작하게 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주님~